청년농부 이야기

목록보기
VOL.19

청도 귀농인 이재영씨,

대표자 | 이재영부부

설립연도 | 2013년

주소 | 청도군 화양읍

생산품목 | 부추, 마늘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년 40만~50만명이 귀농·귀촌을 한다.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에서 위로받는 제2의 삶을 찾고 있다.
한때는 귀농·귀촌이 은퇴를 앞둔 이들의 전유물처럼 생각됐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귀농·귀촌인구 가운데 열 명 중 네 명 이상이 30대와 그 이하 연령층이다.
농촌, 어촌 등에서 새 삶의 기회를 만들고 싶어 하는 청년이 많아진 것이다.
경북도는 2019년부터 3년간 전국 최초로 '월급 받는 청년농부제'를 운영,청년 농부 26명을 선발해 이들의 농촌 안착을 지원했다.
청년농부제는 실전 경험이 부족해 농촌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창농 희망 청년을 돕는 사업이다.
실제로 이들 중 상당수가 도내 영농법인이나 창농을 통해 현업에 종사하고 있다.
영남일보는 경북도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과 함께 농업·농촌에 관심 있는 청년이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리고 자립 기반을 마련하며 꿈을 키워가는 사례를 찾아 소개한다.

결혼후 남편과 의기투합 월급쟁이 생활 접고 귀농 결심 경북형 청년농부일자리사업 통해
2년간 영농 경험 쌓아 농지구입 등 2억 투자…첫해 농사 기대 못미쳐도 자신감

이재영 - 통이미지(보통).jpg
경북 청도군 화양읍에 들어서면 한산한 농촌 마을이 나타난다. 지난해 수확을 끝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는 들녘에서 30대 여성 농부가 밭 정리를 하고 있다.
2020년 귀농한 이재영씨다. 남편과 함께 귀농한 그는 현재 자식 둘을 키우며 1만3천200㎡의 밭에 부추 등의 농사를 짓는 어엿한 농업인이다. 귀농 전 이들 부부는 직장생활을 하는 평범한 월급쟁이였다.
이씨가 대학을 졸업한 뒤 들어간 첫 직장은 어린이집이었다. 이곳에서 원생의 외삼촌인 남편을 만났다. 결혼 후 이들 부부는 자연스럽게 귀농에 대해 의견 일치를 봤다.
서울이 고향인 남편은 시골 생활을 기대했고, 처가가 있는 청도에서 농사짓고 싶다는 뜻을 이씨에게 밝혔다. 그렇게 두 사람은 "도시보다 더 가능성이 있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 같다"고 의기투합해 귀농을 결심했다.
결혼하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친정이 있는 청도로 귀농하기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던 이씨는 '월급 받는 청년농부제도'를 전해 들었다.
월급 받는 청년농부제는 경북형 청년농부 일자리사업으로 농사 경험이 없고 자본이 부족한 청년이 농산업 전문기업에 취업해 영농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귀농한 청년들이 제일 많이 고민하는 것이 안정적인 기술전수인데 이를 해결할 수 있어서 두말하지 않고 신청했다.
이씨는 청도명감과 골든팜 두 곳에서 2년간 일을 배웠으며, 농사에 대한 노하우와 함께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그들 부부보다 먼저 귀농해 자리 잡고 있던 형의 농장에서 일을 돕던 남편은 청도군의 귀농지원사업을 통해 농사에 대한 준비를 차근차근해 나갔다.
그렇게 준비 기간을 거쳐 남편과 상의해 청도군의 창업지원금 신청을 통해 지난해 2천800여㎡의 토지를 매입하고, 여기에 1만㎡을 추가로 임차해 농사를 시작했다. 약 치는 기계, 마늘 심는 기계, 트랙터 등 농장비를 구입하고 나니 총투자비용이 2억원을 넘어섰다.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작한 지난해 마늘농사 성적은 낙제를 겨우 면한 수준이었다. 이씨는 "농사의 모든 과정을 직접 하다 보니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보통 평당 1만원 수준의 소득이 발생해야 하지만 턱없이 모자랐다"고 했다. 결국 이씨 부부는 농사보험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아직 본격적인 농사일로 생계를 꾸리기에는 부족해 농번기에는 이웃의 농사일을 돕거나 일용직도 하지만 이들에게는 꿈이 있다.
귀농을 '또 다른 기회의 싹을 키우는 것'이라고 정의한 이씨는 "귀농을 통해 도시에서는 잡기 어려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농촌의 많은 기회에 도전할 용기가 있고 자신감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며 웃음을 보였다.